고정관념과 디자인
고정관념(固定觀念, Stereotype)이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잘 변하지 않아 행동을 주로 결정하는 확고한 의식 또는 관념을 지칭하거나, 어떤 집단의 사람들에 대한 단순하고 지나치게 일반화된 생각들로 풀이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모든 영역에 대하여 일정 부분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보를 처음 접하게 되면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각자의 고유의 체계를 통해(개인적인 문화나 학습방식, 습관, 성향 등) 이 정보를 저장하게 되는데 이것이 어떤 체계를 거쳤느냐가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정보는 고정관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강하게 자리잡은 영역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유무의 차이보다는 다소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위에서 고정관념의 사전적 의미를 언급했지만, 언뜻 보기에는 상당히 고루해 보이는 듯 한 어휘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에서는 꽤 높은 확률로 고정관념이라는 단어가 긍정적인 어휘로 사용된 적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고정관념의 순기능이란 '사고의 고착화'나 '정지'상태에 대한 것이 아닌 '사고 개발의 시작점'이라는 생각을 해보려 합니다.
고정관념이란 주로 우리의 행동이나 생각의 확장을 가로 막기도 하지만 이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류는 꾸준히 발전해왔습니다. 그리고 각 분야에서 고정관념 이상의 것을 탐구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동기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고정관념이 길을 막고 있는 장애물이라고 가정해본다면 그것을 돌아가거나, 구멍을 파거나, 뛰어넘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고정관념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발전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할 겁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고정관념으로 모든 길을 막아놓고 고립되어 있는 상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디자인의 시작은 인류가 지니고 있는 각자의 세세한 고정관념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그것을 어떻게 디자인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디자인에서 이야기하는 고정관념이란 '디자인하는 사고방식'에서 언급했던 내용과 유사하게 하나의 도구처럼 다룰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고정관념도 비슷합니다. 디자인하는 사고방식처럼 'Why'로 시작하는 것은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 순서로 'How'를 대신하여 'What If'를 통해 가설을 세워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연역법에 해당하는 방식을 따릅니다.
다음 예로 설명을 해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ex) 축구는 11명이 하는 운동이다.
축구의 종주국인 영국에서는 1863년 영국 축구협회에서 룰을 규격화 및 현대화해서 현재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이 때 파울의 정의와 골, 오프사이드, 스로인 등의 용어가 정의되었으며, 축구 인원을 11명으로 하는 것도 이때 정해졌습니다.
당시 영국 축구협회에서 제정한 규칙은 사립학교 축구 대항전을 위해서 만든 성격이 강했는데요. 당시 19세기 사립학교 기숙사의 한 방의 인원이 평균 10명이었고, 각 방마다 학생들을 관리하는 사감이 같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학생 10명 + 사감 1명의 11명으로 구성된 게 축구 인원수의 기원이라고 합니다.
위와 같이 'Why'에 대한 답을 확인했다면 다음 순서는 'What If'으로 새로운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what if) 다른 방법으로 축구경기를 할 수 없을까? 사람숫자를 줄여보면 어떨까?
이런 발상을 통해 풋살이라는 새로운 스포츠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질문을 통해 새로운 스포츠를 생각해내고 새로운 운동경기를 디자인한 것입니다.
고정관념을 활용하는 방법은 고정관념의 끝에 질문을 하면서 시작됩니다. 질문이 생기면 답을 찾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도 같습니다. 디자인은 당연한 것에 대한 호기심과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보통사람을 위한 디자인 안내서
브랜딩 / 공간 디자인 문의 : botton.sala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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