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잠깐 생각해 보는 시간
크리에이터 / The Creator(2023)
줄거리, 감독, 결말, 후기, 리뷰, 해석
- 감독 : 가렛 에드워즈
- 러닝 : 133m
- 배우 : 존 데이비드 워싱턴, 젬마 찬, 와타나베 켄, 매들린 유나 보일스
크리에이터 줄거리
기계와 AI가 인류의 동반이자 반려체로서 공존하던 어느 날, LA에 핵무기가 폭발한다. 이 사건을 기점으로 미국은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며 AI와 대치하지만 뉴아시아로 구분되는 아시아 쪽에서는 여전히 AI와의 공존과 발전을 도모한다.
조슈아는 AI의 창조자를 찾는 임무를 지닌 특수요원이다. 하지만 그는 임무 중 AI 창조자의 핵심측근으로 추정되는 마야와 사랑에 빠지고 임무는 실패로 돌아간다.
그로부터 수년 뒤, 핵폭탄이 터진 LA에서 재건사업의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조슈아에게 군 간부가 찾아온다. 이들은 마야가 살아있다는 소식과 함께 인류를 위협할 강력한 무기를 찾아 제거하고 이를 개발한 창조자를 찾는 임무를 그에게 맡긴다.
현장에 침투한 부대원들은 무기를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 무기는 아이의 모습을 한 AI로봇임을 알게 된다.
크리에이터 감독 : 가렛 에드워즈
이번 <크리에이터>의 메가폰을 잡은 가렛 에드워즈(Gareth Edwards)는 영화 <몬스터즈> 데뷔하여 에든버러 국제 영화제의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몬스터즈>를 비롯, <고질라>,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등의 감독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린 그는 거대한 스케일과 세계관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으로 이번 <크리에이터>의 감독에서도 그러한 이력에서의 관록을 엿볼 수 있다.
크리에이터 결말 (강 스포일러 주의)
AI무기를 탈취하는 과정에서 부대원들을 모두 잃은 조슈아는 아이의 모습을 한 무기에게 알피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조슈아는 알피에게 마야의 행방을 물어 알피와 함께 그녀를 찾아 떠나며, 이 과정에서 군대의 본격적인 추적이 시작된다. 이때 알피에게 사정권 내의 모든 기계와 AI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발현되어 왜 알피가 위협적인 무기인지를 알게 되지만 그 능력으로 여러 차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게 도움을 받기도 한다.
미군이 알피를 탈취하기 위한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슈아는 AI의 창조자가 마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이미 생명유지장치로 겨우 호흡만 붙어 있는 식물인간 상태였다.
조슈아는 미군이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을 회유하여 도구로 자신을 활용했다는 것과 LA의 핵폭발은 AI가 아닌 인간이 입력한 코드오류로 발사되었다는 사실, 여기에 비인륜적인 모습의 인간의 폭력성과 잔혹성, 그리고 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인 AI들의 모습을 통해 미군에 반기를 들기로 결심한다.
결국 인류와 AI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노마드’에 알피와 함께 침투하여 무력화하는 데 성공한다.
후기 / 리뷰 / 해석
<크리에이터>는 시리즈물을 제외한, 오랜만에 보는 정통 SF의 요소가 가득 담긴 매력적이면서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이다. 하지만 여러 측면에서 아쉬움과 의문점들이 보인다.
거대한 그릇에 쌀 한 톨을 놓은 듯한 기분
영화는 매력 넘치는 설정과 웅장한 세계관을 시작으로 한껏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의 시작은 마치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스카이넷’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곧바로 이를 한 개인의 러브스토리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수준으로 이야기는 급속도로 힘을 잃는다.
이처럼 작은 단위의 이야기는 영화 <A.I>에서처럼 드라마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오히려 더욱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극히 ‘디즈니’스러운 전개와 알 수 없는 신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영화는 그럴싸한 이유를 덧붙여가며 ‘한 남자의 러브스토리’에 집중한다. 남자가 사랑했던 사람이 알고 보니 반대세력의 거물이었고, 그 거물이 만든 매력적인 무기가 남자와 교감을 하며 성장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이 이 영화의 전체 이야기다.
마지막의 국내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신파와 해피엔딩, 그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했나 싶은 러브스토리까지, 전형적인 ‘디즈니’ 방식에 다시 한 번 의문점이 남는다.
긴장감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지루한 전투들
영화는 AI와 인간의 대립을 그리기 때문에 꽤 많은 전투장면이 연출된다. 하지만 인류의 존망이 걸린 거대프로젝트를 고작 인간군인 몇 명을 투입하여 해결하려는 설정, 고도로 발달된 기계들에 비해 대단히 창의성이 떨어지는 낡고 오래된 전투방식, 거대한 스케일과 무기들을 활용하지 못한 의문의 장면들, 후반부의 노마드함선 격추과정까지 모든 전투장면이 ‘옛것의 답습’ 수준에 미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설정자체는 평론가들이 가히 이야기를 꺼내볼 만한 재밌는 요소임은 틀림없다. 틈틈이 보이는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삶의 형태는 근 미래에 있을 가장 이상적인 공존의 방식이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는 인간이 AI와 대치점에 있을 때, 그리고 AI와 공존했을 때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대조되는 효과를 의도적으로 현명하게 활용하고 있어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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