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통사람을 위한 디자인 안내서

그림을 잘 그리는 디자이너

by Botton.Salam 2020. 8. 20.

 

그림을 잘 그리는 디자이너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디자인'이란 단어는 꽤 생소하게 여겨지는 분야였습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어디선가 들어보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그들이 뭘 하는 사람들인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림을 잘 그리거나 손재주가 좀 있는 학생들은 대개 ‘화가’나 ‘만화가’처럼 주구장창 그림만 그리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대부분의 진로의 방향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는 조금 달라진 듯 합니다. 미디어의 강력한 영향으로 인해 바야흐로 비주얼 전성시대가 됐죠. 이제는 어른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디자인이란 단어를 친숙하게 사용합니다. 주변에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거나 또래친구들 보다 손재주가 좋은 아이가 있다면 흔히 ‘디자인 잘 하겠네’라는 이야기를 덕담처럼 하기도 합니다(전혀 덕담이 아닌데도 말이죠).

 

  그리고 앞의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디자인을 한다는 사람에게는 막연하게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는, 모종의 공식같은 이미지를 수반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디자인과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디자인은 시각적인 것을 다루는 작업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손으로 빠르게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요즘은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여전히 생각을 빠르게 표현해서 기록하거나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은 중요한 기술 중 하나입니다. 이때 필요한 기술이 바로 핸드드로잉(Hand Drawing) 기술 입니다.

 

[사진 01] Thomas Feichtner's minimal A-Chair Sketch : 누가봐도 의자를 만드는구나 싶은 스케치 / 사진 클릭

 

[사진 02] Thomas Feichtner's minimal A-Chair : 위의 스케치는 이렇게 완성되었습니다. / 사진 클릭

 

 

  그렇다고 해서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그림을 잘 그려내는 능력, 특히 그림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형체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디자인 실무에서는 꽤 '필요한 기술 중 하나'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 말고도 다른 표현 방법도 많이 있으니까요.

 

  심지어 디자인을 할 때 필요한 드로잉기술은 일반적인 풍경화나 만화같은 그림과는 종류가 조금은 다릅니다. 형태나 질감, 치수 또는 색감 등을 생각하는 용도나 작동방식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빠르게 그리는 그림입니다. 만약 디자인을 위해 그림을 배우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이런 그림을 연습하시는 것이 훗날 디자인을 하실 때 좀 더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지금은 사라진 자격증인 '가구설계제도사'라는 자격증이 있습니다(전설의 자격증이지만 딱히 메리트는 없는거 같네요. 제가 가지고 있거든요...). 그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과 두 종류의 실기시험에 합격을 해야 합니다.

  두 종의 실기시험 중 하나는 캐드시험이고 하나는 드로잉 시험입니다. 이 중 드로잉 시험은 글로 가구의 크기, 질감, 형태 등을 기술해놓고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이때 머릿속의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했습니다만, 디자인을 직업으로 삼다보면 고객들과의 대화를 그림으로 바로 표현해내는 기술이 필요한 순간이 생각보다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사람을 위한 디자인 안내서

브랜딩 / 공간 디자인 문의 : botton.salam@gmail.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