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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을 위한 디자인 안내서

디자인 툴(Design Tool)에 대하여

by Botton.Salam 2020. 8. 21.

 

 

디자인 툴(Design Tool)에 대하여

 

 

 

  한 번이라도 디자이너 채용공고를 읽어보신 분이라면 아마 대단히 높은 확률로 다음과 같은 단어들을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포토샵, 일러스트, 인디자인, 캐드, 스케치업, 라이노, 3DMax, 마야, 프리미어, 애프터 이펙트, C#, 제플린, 워드프레스...

 

  이것들은 각 분야별 디자이너들이 실무에 사용하는 디자인 프로그램들의 이름입니다. 구인광고의 말미에는 보통 이런 말들이 적혀 있을 겁니다.

 

'유관업계 종사자', '전공자', 'OOO그래픽 툴 필수'

 

  디자인 실무자들은 위의 프로그램들을 사용합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디자인 표현에 사용되는 언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편집디자인은 '인디자인'과 포토샵을, 캐릭터 디자인은 '마야'를,  영상디자인은 프리미어를 사용한다.
  • 이탈리아에서는 이태리어를, 필리핀에서는 타갈로그어와 영어를, 모로코에서는 프랑스어와 아랍어를 사용한다.

  정서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언어를 쓰듯이 디자인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디자인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더 빠를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몇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1. 다양한 디자인 툴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디자인을 잘하는가?
  2. 또는 이것들을 능숙하게 다루는 게 디자인에 도움이 될까요?
  3. 이런 거 꼭 배워야만 하는 건가?

  저의 대답은

  ,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실무에서는요.

 

  위에서 저는 디자인 툴들을 언어에 비유했습니다. 만약 디자인 종사자이거나 디자인으로 일을 하실 분이라면 자신이 진입할 세계, 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세계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익히시는 게 당연히 도움이 될 겁니다.

 

  일본에서 일을 할 생각이라면 일본어 비즈니스 회화는 기본으로 공부하듯이, 중국과 무역을 하기 위해서는 무역과 관련된 중국어와 영어를 능숙하진 못하더라도 기본은 하는 것이 도움이 되듯이 그곳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익히시는 것은 절대적인 무기가 된다는 생각입니다.

 

[사진 01] 공구가 많은 사람, 공구를 잘 다루는 사람, 공구를 모으는 사람으로 나뉜다. / 사진 클릭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기능들이 디자인을 잘하는데 도움을 주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라는 것이 저의 대답입니다. 이번에도 언어와 똑같이 생각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이탈리아어까지 잘하는 사람이 유럽에서 반드시 순탄하게 살거나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면서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되겠네요. 결국엔 역량을 발휘하는 것은 기본적인 기능 위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서 결정적인 한 끗 승부가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직업이 아닌, 생활 속에서 간단하게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라면 딱히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만약 뭔가 디자인 툴을 활용하여 표현해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취미로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저 도구들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은 디자인 업계에 취업을 하거나 업무를 순탄하게(?) 해 줄 수는 있을 겁니다. 실무에서의 효율을 더 많이 끌어올려줄 수도 있고요. 디자인 툴은 문자 그대로 디자인 툴(Design Tool), 디자이너에게는 공구와 같은 것이죠. 보통사람은 그다지 필요한가 싶습니다.

 

  다룰 수 있는 도구가 많다면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 것일 뿐이지 그것과 디자인을 잘하는 것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요리 도구가 많이 있다고 해서 요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더 맛있는 요리가 완성되는 것도 아닌 것과 같습니다(물론 장비빨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경험상 실무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도구를 조금씩 다루는 것보다, 단 하나의 도구만 있어도 그것을 깊이 있고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아는 것이 훨씬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것은 마치 언어처럼 한 가지 언어를 깊게 공부하면,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도 상대적으로 빠르고 이해력도 높듯이 디자인 툴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필드에서 일하며 느낀 것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기술은 한 번 끌어올리면 어느 순간에 이르면 결국 거기서 거기라는 것
  • 어차피 인간은 초단위로 진화되는 기술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는 것
  • 기술은 내 생각의 표현을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
  • 결국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

  재차 말하지만 도구는 도구 일뿐입니다.

  기술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결국 기술을 도구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도구처럼 사용될 뿐입니다.

 

 

 

보통사람을 위한 디자인 안내서

브랜딩 / 공간 디자인 문의 : botton.sala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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