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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의 영화담론

영화 남과 여 : 여전히 찬란한 / Les plus belles annees d'une vie / The best year of a life (2019) 리뷰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by Botton.Salam 2020. 10. 19.

잊을 수 없는 한 사람, 잊혀지지 않는 한 사람

영화 남과 여 : 여전히 찬란한

Les plus belles annees d'une vie / The best year of a life (2019)

 

 

보통사람의 영화 리뷰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사진 01] 남과 여 : 여전히 찬란한 / Les plus belles annees d'une vie / The best year of a life (2019) 한국어판 포스터

 

[사진 02] 남과 여 : 여전히 찬란한 / Les plus belles annees d'une vie / The best year of a life (2019) 프랑스어판 포스터

 

[사진 03] 남과 여 : 여전히 찬란한 / Les plus belles annees d'une vie / The best year of a life (2019) 일본어판 포스터 - 참 일본스럽다

 

 

 

  • 감독 : 끌로드 를르슈
  • 러닝 : 90분
  • 배우 : 장-루이 트린티냥(장-루이), 아누크 에메(안느)

 

 

'비포 00'시리즈같은 느낌을 깊숙이 숙성시킨 듯 한 느낌

 

누구나 잊지 못하는 사람, 또는 잊을 수 없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다. 그것이 좋은 감정이든 불편한 감정이든 말이다.

이 영화에서의 두 주인공은 서로 좋다, 나쁘다의 이치적 감정으로 관계를 드러내며 영화를 이끌어가지 않는다.

 

한때는 더 없이 좋았지만 상대방은 알 수 없는 개인적인 이유로 둘은 헤어지게 되고

그로부터 무려 반세기가 지난 시점에서 남자는 치매를 앓아 요양원에서 지내게 된다.

가지고 있던 기억을 우려먹으며 겨우 기억의 끈을 부여잡고 있는 그는 자식조차도 잊곤 하지만 늘 한 명만큼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바로 젊은 시절 그토록 사랑했던 한 여인에 대한 기억이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수소문 끝에 그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은 그 여자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여자도 그 이야기를 듣자 여러가지 복잡한 마음이 뒤섞인 듯하다.

고심 끝에 남자를 만나기 위해 요양원으로 향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알아보지 못한 채,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 앞에서 둘만이 가지고 있던 기억 속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한다.

 

 

여기까지가 이 영화의 발단과 전개다. 이렇게만 보면 슬프거나 애절함이 잔뜩 묻어있을 것 같지만 실제론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영화는 대놓고 음악이나 음울하거나 슬픈 분위기를 연출하여 먹먹하거나 울컥하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관객들에게 담담하게 두 주인공의 관계의 역사부터 차분하게 풀어가며 그들의 환경과 대사, 감정들을 통해 조용히 감정선을 만들어간다.

 

그간 만들어진 노년의 로맨스 영화라고 한다면 흔히 노년에도 젊은 시절과 같거나 비슷한 분위기의 로맨스를 노년층의 감성으로 풀어나가려는 시도들이 다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로맨스는 '영롱함'이란 키워드보다는 '농익은'이란 키워드에 훨씬 가깝다는 느낌이다.

젊은 시절의 불꽃처럼 치열하고 화려하거나 순수하거나 소소한 감정을 끌어안고 있는 사랑의 느낌과는 확연히 다른 질감의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기본 감정의 색이 붉고 따뜻한 색이라면 이 영화에서는 붉은 느낌에 슬픔과 애환, 아련함과 쓸쓸함이 뒤섞인 감정의 바다의 수평선에서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의 색을 좀 더 닮아 있는 듯하다.

 

[사진 04] 남과 여 / Un homme et une femme 프랑스어 포스터 개정판

 

[사진 05] 남과 여 / Un homme et une femme 장면의 일부

 

다른 한편으로 놀라운 것은 66년도에 개봉한 동제의 영화 속 내용을 살려 54년이란 시간이 지난 뒤의

그들의 현재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감독과 두 명의 주연배우의 클래식한 화학반응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영화 안팎으로의 뭉클한 재회의 감동도 선사하고 있다.

 

같은 감독의 연출의 힘 때문인지 <남과 여>의 흑백 스틸 영상들의 편집과 현재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지며 전혀 이질감없이 '원래 영화 속의 한 장면'같은 낭만적인 조화를 볼 수 있다.

 

또한 이 영화는 프랑스 영화답게 아름다운 색감과 고요한 풍경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복잡한 배경과 화려한 치장이 있는 프랑스 영화가 아닌 클래식하고 예술적인 감각이 적절하게 섞인 아름다운 씬들이 틈을 메우고 있다.

 

[사진 06] 셀카를 찍는 장면 / 남 : "셀카가 뭐요?", 여 : "행복할 때 찍는 사진이에요."
[사진 07] 남자와 여자의 피크닉 장면 "같이 살진 못했으니 같이 죽는 것은 어떻소?"

 

  • 한줄평 : 영화를 보는 내내 우아하고 화려함 없는 아름다움이 내려앉는다. 
  • 8.8 / 10
  • 문의 : botton.sala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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