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강자의 일상은 어떨까?
알랭 뒤카스 : 위대한 여정
La quete d’Alain Ducasse The Quest of Alain Ducasse (2017)
줄거리, 리뷰, 후기
- 감독 : 쥘 드 메스트
- 러닝 : 80m
- 출연 : 알랭 뒤카스
줄거리
정상에 올랐지만 끊임없이 탐구하고, 세상의 모든 맛을 알고 싶은 프렌치 요리의 거장, 알랭 뒤카스. 베일에 싸여 있던 스타 셰프를 2년 간 따라다니며 엿본 그만의 요리, 더 나아가 그만의 삶의 철학은 지금의 알랭 그 자체이다. 베르사유 궁 안에 그의 레스토랑을 열기까지의 자연주의 미식 여행이 눈앞에 펼쳐진다.
리뷰 / 후기
다양한 분야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다.
다수가 관심 있거나 인기가 있는 사람들의 삶을 담은 책과 영화는 모름지기 꽤 인기 있는 장르가 아닐까 한다.
프랑스는 전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미식의 나라로 명성이 자자하다. 다양한 음식을 취급하는 레스토랑(애당초 '레스토랑'이라는 단어가 프랑스어)과 풍성한 식재료, 오랜시간 축적해 온 전통적이면서도 화려한 문화 자본, 그리고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사고에서 터져 나오는 기발하고 도전적인 미식적인 시도까지 다양한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수 없이 많은 유명셰프를 배출하는 프랑스에서도 자타공인 두 명의 셰프가 높은 명성을 쌓아 올렸다.
그중 한 명은 ‘피에르 가니에르’다. 그는 분자요리의 대명사처럼 불린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이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알랭 뒤카스'이다.
아마 유럽이나 고급 레스토랑의 파인 다이닝을 경험했거나 이 장르의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이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건 레스토랑이 이미 한국에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요리와이 인연이 적은 편은 아니다. 그랬기 때문인지 이 영화는 궁금증과 반가움, 기대감을 가득 안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내가 알고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의 셰프가 알랭 뒤카스 출신이라는 얘기도 떠오르기도 하여 여러모로 흥미로운 영화였다.
다큐가 주는 가장 큰 장점은 아마도 '사실적'인 앵글이 일 것이다.
이 영화는 순수한 다큐영화로 역시 알랭을 밀착하여 담아낸 생생한 앵글이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다.
앵글이 따라다니는 56년생 출신의 이 감각적인 셰프는 시종일관을 맘에 드는 식재료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머릿속에 온통 '경험'과 '기억'을 어떻게 하면 요리로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한 번도 목소리가 커진 적은 없지만 불같이 타오르는 그의 열정이 스크린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재밌는 것은 셰프의 일상을 다루는 영화지만 영화 내에서 그가 요리하는 모습은 단 한 번만 등장한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알랭이 인터뷰를 하는 중간에 어떻게 해서 지금의 당신이 있게 되었냐는 질문에 그는 기탄없이 세 가지를 꼽는다.
도전, 용기, 호기심
이는 비단 셰프뿐만 아니라 인생을 불꽃처럼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정신적인 재료가 아닐까
단순히 맛있는 음식에 훌륭한 분위기를 위한 에너지가 아닌 음식을 먹어보는 행위를 전인적인 감각행위로 규정하고 그것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방법을 찾아내고 고민하는 셰프의 모습에서 음식을 다루는 그 어떤 사람에게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깊은 내면의 고민과 철학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이름을 딴 같은 이름의 레스토랑을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성업 중이다. 현지의 식재료를 최대한 살린 그의 레스토랑 특유의 해법이 현세대와 다음세대의 요식업에 제안할 수 있는 상징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현지의 식재료를 활용한다면 한 종류의 레스토랑에서 맛과 스타일이 모두 같은 브랜드라고 인식하는 것이 여간 쉽지 않을 텐데 각 나라, 각 지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알랭의 새로운 모습들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경험과 기대감을 제공하는 놀라운 기술과 연구정신도 가히 본받을만하다.
특히 그의 음식을 소비할 수 있는 소비층 외에도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음식으로 모종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방법을 찾아가는 모습은 모든 요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귀감이 되는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직 셰프들의 필수다큐이며 가장 아름답고 본질적인 셰프의 사명을 보여주는 다큐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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