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의 흑역사 찐따시절 이야기
잉글랜드 이즈 마인 / England Is Mine (2017) / 줄거리, 티저, 후기, 리뷰
- 감독 : 마크 길
- 러닝 : 94m
- 배우 : 잭 로던, 제시카 브라운 빈들레이 조디 코머, 시몬 커비
줄거리
오스카 와일드를 좋아하는 문학청년 ‘스티븐’은 세무사의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 무명의 천재로 지내는게 지겨운 그는 밴드를 결성해 새로운 세상에 나서기를 꿈꾼다. 우연히 만난 예술 감각과 지적인 매력을 지닌 아티스트 ‘린더’ 덕분에 음악에 대한 꿈이 더욱 절실해진 스티븐은 기타리스트 ‘빌리’와 함께 무대에 설 기회까지 갖게 된다. 과연 그는 자신만의 영국을 찾아 나갈 수 있을까?
잉글랜드 이즈 마인 예고편 / Official Trailer
후기와 리뷰
내가 알고 있는 <The Smiths>의 정보란 영화음악에서 들려진 몇몇 곡들과 그의 음악이 라디오헤드(Radio Head), 오아시스(Oasis), 벌스(Verse) 같은 엄청난 얼터 락 밴드들에게 영향을 줬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The Smiths'란 팀이 엄청난 팀이란 것을 알 수는 있겠으나 그 크기와 규모, 시장 내 영향력을 사전에 미리 알고 있지 못했다는 점은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잉글랜드 이즈 마인>은 영국음국의 밴드음악의 전설로 여겨지는 'The Smiths'의 리드보컬인 '모리세이'의 데뷔이전의 삶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를 보기에 앞서 전기영화의 특징정도를 상상해 봤을 때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장벽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선 'The Smiths'라고 하는 이 밴드에 대해 그다지 많은 정보가 없다는 점은 이 영화를 깊숙이 즐기기에 과연 충분할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의 연결 선상에서 브릿 락이나 팝을 딱히 즐겨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이 영화는 여전히 매력적일지도 의문이었다.
이 영화가 단순히 'The Smiths' 팬을 위한 것이 아닌 전 대중을 위한 영화가 되기 위해서는 영국의 매니악한 음악인의 삶의 어떤 부분을 어느 정도 스토리로 누구에게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수 있을지가 이 영화의 성패를 확인할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하고 싶다.
- <The Smith>의 단순한 음악적 팬이 아닌 ‘모리세이’의 삶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
- MBTI 성향이 I로 시작하는 사람
- 80년대 초중반의 영국감성을 사랑하는 사람
1. <The Smith>의 단순한 음악적 팬이 아닌 ‘모리세이’의 삶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
이 영화에서는 밴드의 결성 이전까지의 상황을 다루기 때문에<The Smith>의 노래는 단 한 곡도 들을 수 없다. 심지어 ‘모리세이’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관객이라면 사회부적응자의 모습만 한 시간 반동안 보는 겪이다.. 모든 영화가 사전에 미리 알아야 할 정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이 영화를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는 영국의 밴드음악사와 주인공에 대해서 꽤 많은 양의 정보가 필요할 수도 있다.
2. MBTI 성향이 I로 시작하는 사람
이 영화는 영화를 이끌고 나가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극내향성 인물이며, 아웃사이더 중에서도 아웃사이더이고, 수줍음 많고 대화에 서툴지만 자신의 세계가 분명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위에 열거한 성격 중 하나라도 자신의 성격과 닮아있다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주인공과 적잖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일지도 모르는 것은 이 영화가 주인공의 성향이나 환경을 급격하게 바뀌는 것을 전개방식으로 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엔딩까지의 전개에서 심적인 흔들림은 있었지만 끝까지 자신의 길을 고집한 한 사람으로서의 관점을 끝까지 이야기하고 있고, 마지막까지 그가 뭔가를 이루거나 쟁취하는 듯한 장면은 연출되지 않는다. 그 시간 속에 어떤 고민이 있었고, 어떻게 이것들을 마주했으며,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를 집중해서 보여주는 영화였다. 주류가 택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이런 마무리가 기존 전기영화에 비해 참신하고 엔딩이라고 느껴질 수 있다.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파벨만스>같은 결론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이었다.
3. 80년대 초중반의 영국감성을 사랑하는 사람
잭 로던이라는 배우의 필모를 본 적은 없지만 연기가 굉장히 매끄럽고 실제 성격이 저런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움도 있었다. 창백하지만 어딘가 도도함이 느껴지는 마스크는 톰 히들스턴이 생각났지만 캐스팅에서는 나이가 꽤 크게 반영된 듯하다.. 미국의 영화나 대사들에 비해 진부함이 없고, 개개인의 개성이 묻어나는 창의적인 언어구사, 오래된 문화자본이 풍성한 삶, 영국 특유의 희뿌옇고 눅눅한 날씨들이 지극히 영국 스럽다고 느껴졌다. 특히 건조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캐릭터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유머코드는 여러모로 기억에 남는다.
또한 패션에서도 그것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는데 세계를 바꾸려고 마음만 먹고 있는 소심한 한 남자의 현실의 모습은 더플코트에 크로스백을 메고 안경 없이는 살 수 없는 범생이(Nerd)의 모습으로 그려진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영화 말미쯤에 채용담당관에게 모리세이가 역으로 반문하는 대사가 나온다.
"아침에 일어나 이런 생각해 봤어요?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역사에 남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주인공 '모리세이'는 여러 장르의 음악, 주변 환경, 주변 인물, 각종 미디어, 일기, 문학작품 등을 통해 끊임없이 주변을 관찰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는 것보다 스스로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하고 그것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나가는 ‘모리세이’가 채용담당관에게 한 질문은 자신에게 던졌던 끊임없는 질문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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