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저편에서 손 흔드는 아빠는 어떤 표정이었을까?
영화 애프터썬 / Aftersun (2023)
줄거리 티저 감독 리뷰 결말 실화 의미 해석
- 감독 : 샬롯 웰스
- 출연 : 폴 메스칼(캘럼 / 아빠), 프랭키 코리오(어린 소피), 실리아 롤슨-홀(어른 소피)
- 러닝 : 101m
줄거리
평범한 10대 소녀인 소피는 그동안 자신에게 소홀했던 아버지와 단둘이 튀르키예로 여행을 떠난다. 아버지와 처음으로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즐기는 동안, 딸은 어떻게든 자신을 즐겁게 해 주려는 아버지의 새로운 이면을 보게 되는데...
애프터썬 티저(Teaser / Officail Trailer)
감독
이 영화는 화제작이자 평단의 극찬이 있었던 <문라이트>의 베리 젠킨스 감독이 제작하고 A24가 배급을 맡았다.
A24는 <문라이트>나 <20세기 여인들>, <룸>, <플로리다 프로젝트>, <미나리>, <미드90>,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클로즈>, <웨일> 같은 웰메이드 다양성 영화를 배급하고 있는 미국 독립영화계의 신흥 강자로 주목받고 있는 배급사이다.
초대형 언론사인 타임지, 뉴욕 타임즈와 전 미국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은 이 영화는 스코틀랜드 출신 감독 샬롯 웰스의 자신과 아버지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데뷔작이다.
리뷰와 결말, 의미와 해석
어쩌면 이 영화는 순수한 소녀의 아름다운 성장이야기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꽤 지루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소피가 행복했거나 인상적이었던 감정이 느껴졌던 순간은 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란색이 있다. 썬크림튜브, 소피가 입는 옷들의 색깔, 수중 카메라, 스킨스쿠버 슈트,, 리조트 자유이용권 등 노란색이 힌트처럼 등장한다. 그리고 무릎에 소피를 눕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의 11번째 생일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빠의 옷 색깔 역시 노란색이다.
반면에, 이에 반대되는 색상으로는 파란색이 있다. 전체적으로 수영장이나 바다처럼 푸른색으로 뒤덮인 것은 전반적인 여행의 순간이 아름다움으로만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어두운 검푸른색이 아닌 하늘과 바다의 투명한 파란색은 어딘지 모를 불 안 함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기쁨들을 색채로 표현했다는 느낌이 든다.
분명하게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관객으로 하여금 캐릭터에 이입하여 추측하게 한다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훌륭한 편집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아빠 캘럼의 행동에서 어딘가 불안함을 느낄 수 있다. 후반부로 가면서 이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직접적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장단조가 없는 음울한 배경음악이 더욱 그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영화는 네가지 관점이 뒤섞여 연출됐다.
캠코더 속의 캘럼과 소피의 모습, 실제 과거의 모습, 춤인지 몸부림인지 모르는 점멸등이 있는 공간에 있는 꿈의 모습, 그리고 현실에서의 소피의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 과거의 모습은 실제라고 하기엔 조금 어렵기도 하다. 소피의 기억의 파편들로 일부는 왜곡됐고, 일부는 과장되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씬(Scene)들은 소피의 기억과 상상으로 보이는 장면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아빠와 함께 여행을 하는 캠코더 밖의 소피는 또래와는 약간 다르게 느껴진다. 말도 똑부러지게 잘하고, 수영이나 운동 같은 여러 가지 방면에서 탁월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려운 의미의 생각이나 감정도 잘 정리해서 표현할 줄도 안다.
소피의 기억속의 아빠는 여전히 아름다운 잔상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31살을 맞은 성인의 소피의 꿈에 아빠가 등장하면서 아빠의 죽음(정확하게 언급되진 않지만 추측컨대)은 여러 가지 의문과 그리움이 뒤섞인 감정으로 다가온다.
마지막에 소피와 이별하고 아빠가 문을 열고 들어간 어둠 속 점멸등이 번뜩이는 공간은 꿈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영화에서 틈틈이 보였던 그 장면은 춤인지 고통의 몸부림인지모를 움직임들로 가득 차 있다. 아빠의 그런 몸짓을 어른이 된 소피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마지막이 되서야 아빠의 움직임은 영화 내내 지속적으로 보여줬던 이상한 춤동작이 아닌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구원을 필요로 하는 한 사람의 몸짓임을 알게 된다.소피는 아빠를 끌어안으며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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