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악하고 치밀한 감독이 그려낸 영악하고 치밀한 물리학자의 이야기
오펜하이머 / Oppenheimer
줄거리, 티저, 책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감독, 등장인물의 업적 (2023)
-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 러닝 : 180m
- 배우 : 킬리언 머피, 에밀리 블런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맷 데이먼 등
줄거리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지도 모르는 선택을 해야 하는 천재 과학자의 핵개발 프로젝트
티저 예고편 / Official Trailer
책 :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영화의 첫 번째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된 직후 나온 2022년 12월 18일 자 <버라이어티> 기사에 따르면 영화 ‘오펜하이머’는 퓰리처 상 수상작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American Prometheus: The Triumph and Tragedy of J. Robert Oppenheimer)'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책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는 오펜하이머의 일생, 사상, 그리고 업적을 엿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된 평전이다.
1부에서는 오펜하이머의 가족사와 어린 시절, 물리학자로 성장하는 단계를 보여 주고 있으며 2부에서는 오펜하이머의 오랜 연인과 아내를 비롯해 그의 인생을 바꾼 만남들을 살피고 있다.
3부에서는 오펜하이머가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지휘자로서 활약하는 과정과 트리니티 원폭 실험 성공의 순간이 등장하며 4부에서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를 계기로 달라진 그의 심경과 입장이 집중 조명된다. 5부에서는 매카시즘에 맞물린 보안 청문회 현장에서 수모를 겪고 물러난 오펜하이머의 말년을 다루고 있다.
영화에서는 5부의 청문회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2~4부의 일부 주요 내용들이 플래시백 구성으로 연출된다.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믿고 보는 감독'이라는 수식어답게 영화에 대한 애정과 집념을 기반으로 그의 배짱과 야망을 이번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발산하고 있다.
'기억'과 '시간'이란 주제를 다루는 영화인 '메멘토'는 대단히 기발하고도 매력적인 작품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단번에 각인시켰다.
이후 전 세계에 자신의 작품을 알린 건 아마도 '크리스천 베일' 주연의 '배트맨 3부작'일 것이다. 여기에 거대 히트작인 3부작이 발표되는 사이에도 '프레스티지', '인셉션' 같은 준수한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대중이 느끼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매력이자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중 대표적으로는 CG사용을 선호하지 않는, 최대한 실구현이 가능한 방식으로의 촬영을 고집하여 현실감과 생동감을 높이는 기술적인 면모. 다른 한 가지는 깊고도 전문적인 대상의 고증과 디테일,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치밀하게 쌓아가는 놀라운 이야기전달 방식이다.
지금껏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다룬 영화의 큰 소재들은 ‘시간, 우주, 미래, 전쟁’같이 문헌이나 이론으로만 접해왔던 모종의 개념이나 사건들을 웅장한 시각화와 탁월한 연출방식으로 대중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해 왔다. 이번 작품인 '오펜하이머' 역시 과거 거대한 사건의 중심에 있던 한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놀란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이란 소재는 이번 작품에도 역시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등장인물의 업적
이번 작품인 '오펜하이머'는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 외적으로도 쓸만한 소재들이 넘쳐난다. 당대 시대상부터 감독의 커리어, 물리학과 세계사, 영화의 기술적인 완성도, 수많은 배우들과 그들이 맡은 배역 등 다양한 각도에서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영화 내에서는 다수의 역사적인 인물들과 과학자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언젠가 한 번쯤은 이름정도는 들어봤을 법한 인물들이다. 여기서는 영화 내에서 등장했던 과학자들과 그들의 업적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1. J. 로버트 오펜하이머 / 킬리언 머피
20세기에 활동한 미국 물리학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최초의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계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 후세에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린다.
주요 업적으로는 무거운 별에 관한 이론, 우주선 속에서 관측된 새 입자가 양전자·중간자라는 사실의 지적, 우주선 샤워의 메커니즘, 핵반응에서 중간자의 다중발생, 중양성자 핵반응 등이 있다.
2. 레슬리 그로브스 / 맷 데이먼
미국의 군인.
미 국방부 청사 펜타곤의 신축 공사의 책임자로 18개월 만에 지반공사와 건물을 완공하였다. 당대최고의 물리학자들을 휘하에 두고 사상 최초의 핵무기 개발을 총지휘한 인물
3. 루이스 스트라우스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미국의 사업가이자 자선가이자 해군 장교.
미국 원자력위원회(United States Atomic Energy Commission, AEC)에서 두 번의 임기를 역임했으며, 두 번째는 위원장을 지냈다. 핵무기 개발, 미국의 원자력 정책, 미국의 원자력 발전의 주요 인물이었다. 보수주의자로서 좌파 성향 오펜하이머와는 정책적, 사상적으로 격렬하게 대립한 인물.
4. 어니스트 로렌스 / 조쉬 하트넷
미국의 물리학자.
사이클로트론 입자 가속기의 발명과 상용화, 발전, 그리고 적용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맨해튼 계획에서의 우라늄 동위원소 분리 등의 업적이 있다.
5. 데이비드 힐 / 라미 말렉
미국의 핵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 산하의 과학자들과 시카고 파일 개발에 참가 후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하기에 앞서 사전 경고를 하자는 실라르드 청원서 서명 운동에 참여한다. 1959년, 루이스 스트로스의 청문회에서 오펜하이머 사건과 스트로스의 관계를 고발해 의회가 그의 임명을 반대하는 것에 기여
6. 닐스 보어 / 케네스 브래너
덴마크의 물리학자이자 철학자.
과학적 연구의 발기인이며 덴마크의 화폐 속 인물이다. 수소의 선 스펙트럼을 설명하면서 원자의 구조의 이해와 양자역학의 성립에 대한 가설인 보어 모델을 내놓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 훗날 베르너 하이젠 베르크가 불확정성 원리를 내놓는데 영향을 끼친다.
7. 해리 트루먼 / 게리 올드먼
미국의 제33대 대통령
미국 역사상 최후의 고졸 대통령. 34대 부통령 임기 도중, 루스벨트 대통령이 4선으로 연임한 지 한 달 만에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바람에 제2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다다른 시점, 트루먼 개인으로서는 부통령이 된 지 단 82일 만에 미국의 33대 대통령이 되었다.
냉철한 판단력으로 전후 세계의 질서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평가 되고 있는 대통령 중 한 명으로 특히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생존에 크게 기여한 미국 대통령인데, 6.25 전쟁 당시 미군을 파병해 준 대통령이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다.
8. 에드워드 텔러 / 베니 사프디
헝가리에서 태어난 유대계 미국 물리학자.
‘수소폭탄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맨해튼 계획에 참여하였으며 핵의 사용방식과 이념적 차이로 인해 오펜하이머와 갈등을 빚었다. 이후 청문회에서는 그의 주장이 우세하게 받아들였으나 이로 다른 과학자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진다.
9. 바네바 부시 / 매튜 모딘
미국의 기술자이자 아날로그 컴퓨터의 선구자.
역사적으로 부시는 2차 세계 대전에서 원자 폭탄을 개발한 맨해튼 계획을 관리하고 추진한 주역 중 한 사람이었으며 메멕스(MEMEX)라고 불리는 기억 확장기 개념을 최초로 주창하여 현재 인터넷과 하이퍼텍스트의 발전에 영감을 준 과학 사상가였다.
10. 루이스 월터 앨버레즈 / 알렉스 울프
미국의 실험 물리학자.
'20세기 들어 가장 천재적이고 생산적인 실험 물리학자'로 196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맨해튼 계획에 참여하여 방사능 기체를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폭발력을 측정할 수 있는 측정기를 만드는 등의 작업과 연구를 진행했다.
11. 리처드 파인만 / 잭 퀘이드
미국의 물리학자.
양자역학의 경로 적분 공식화, 양자 전기역학의 이론, 과냉각 액체 헬륨의 초유체 물리학, 그리고 쪽입자 모형을 제안한 입자 물리학의 선구자. 파인만은 양자 전기역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965년 줄리언 슈윙거, 도모나가 신이치로와 공동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12. 한스 베테 / 구스타프 스카스가드
독일태생의 미국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
원자폭탄의 효율을 계산하는 베테-파인만 방정식을 만들었다.
항성의 에너지원인 수소 핵융합 과정에 대한 이론을 정립한 매우 중요한 업적을 세웠고 이 연구로 196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13. 이시도르 라비 / 데이빗 크럼홀츠
유럽 갈리시아(現 폴란드 지역) 출신의 미국 물리학자.
라비는 핵자기공명, 즉 원자핵에서 양성자들을 묶어주는 힘의 특성에 대해 연구하였는데 이는 결국 분자-빔 자기 공명 검출 방법을 만들어 냈고, 이 업적으로 194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14. 케네스 베인브리지 / 조시 펙
미국의 실험물리학자.
첫 번째 원자폭탄을 폭발시킬 ‘트리니티 실험’ 장소 조성을 맡은 인물로 뉴멕시코 사막에서 완벽한 지점을 찾아낸다.
15. 알버트 아인슈타인 / 톰 콘티
독일출신 유대계 스위스-미국 국적의 물리학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론 물리학자라고 여겨지며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브라운 운동과 광전효과를 증명하고 양자역학을 발전시켰으며 상대성 이론을 제시해 현대 물리학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심지어 21세기에 증명된 중력파의 존재를 100여 년 전에 예측하는 등 현재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그의 연구는 산업 전반과 전자공학, 무기공학, 광학, 군사전략, 원자력 발전 등과 같은 현대 문명의 핵심이 되었고 질량-에너지 등가원리는 맨해튼 계획의 성공을 가능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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