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고전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
조윤제 저 / 21세기 북스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을 예상할 때,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고 고정관념에 매몰되어 나타나는 인식의 왜곡(Cognitive bias)을 의미한다.
정보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다.
저자는 <논어>, <맹자>, <사기> 등과 같은 동양고전 100여 종을 원전으로 읽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저자의 직업은 고전연구가이기 때문이다.
고전 연구가이기 때문에 동양고전을 엄청나게 읽었다고 하면
수학자가 수학문제를 푸는 것 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활동 아닌가 라는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다행이다. 이 책은 수준을 낮추고 낮춰 고전을 많이 연구한 저자가 이야기하는 친절한 고전 소개글의 느낌이다.
저자는 다른 의미에서도 친절했다.
대다수의 많이 배우신 분들은 연구에 급급한 나머지 민생의 계몽활동(?)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친절하다.
제목부터 뭔가 의미 심장하다. 고전이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니.
첫 장을 떼기에 앞서 잠깐이지만 책이 나를 배신했던 기억이 있었는지를 회고해보았다.
다행히도 없었다.
그리고 당연히도 없었다.
그만큼 문력(文力)이 부족한 것이겠지.
오늘은 이 책의 어느 특정 부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부분은 아닐 수 있지만
꽤 공감되는 내용이라 소개글을 빙자한 기록을 해보려 한다.
19세기 경제학자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독서법
이 독서법은 19세기의 위대한 경제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의 독서법이다. 이 독서법은 그뿐만 아니라 후대의 윈스턴 처칠, 토머스 에디슨, 알버트 아인슈타인 등 각계의 천재라 불리는 위인들도 사용한 독서법이라고 한다. 특히 이 독서법은 어려운 내용의 책을 학습하는데 높은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1. 어려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해설서를 읽을 것
그 책을 쉽게 풀어서 설명한 해설서를 먼저 보는 것이 좋다. 해설서를 보면 책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감소하고 자신감이 생기며 쉽게 읽힌다.
2. 이해가 잘되지 않더라도 빠르게 통독할 것
통독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아도 빠르게 훑어가며 전체적인 대의를 파악하는 것이다.
우선 전체적인 맥락만 파악하는 것이 요점이다. 이미 해설서를 봤기 때문에 내용이 어렵더라도 어느 정도의 이해는 가능하다. 그리고 이해되지 않더라도 빠르게 끝까지 쭉 읽어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빠르게 읽다가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에는 밑줄을 치거나 메모를 하면 다음에 다시 볼 때 도움이 된다.
3. 빠르게 통독했던 책을 2회 정독할 것
이해도를 높여 정독을 한다. 2.2. 를 통해 전반적인 내용이나 이해는 생겼으므로 정독할 수 있는 기반은 준비됐다. 이 단계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반복해서 읽도록 노력한다. 여기서는 내용에 자신의 의견이나 의문점을 따로 메모해 놓는다.
4. 2회 정독을 마친 후에는 주요 구문을 필사할 것
주요구문을 별도의 노트에 필사한다. 이는 본 독서법의 핵심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한다. 필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독했던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정리된다. 후에 필사분만 다시 읽더라도 다시 책을 읽는 효과가 발생한다.
5. 관련 주제의 책을 여러 권 읽을 것
1-4단계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 유사주제의 책을 읽는다. 그리고 그 책들로 전 단계에서 시행했던 방법을 반복한다.
관련주제의 다른 책을 읽다 보면 한 주제의 이해도가 월등히 높아지며 해당분야에 넓고 깊은 지식을 가지게 된다.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복합적이고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6. 토론하며 남에게 가르칠 것
존 스튜어트 밀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그날 배운 내용을 토론하며 아버지의 가르침을 동생에게 가르쳤다고 한다. 지식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가르칠 때 뇌는 더 집중하게 되고 폭넓게 사고하게 되고 더 깊게 이해하게 된다. 또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아웃풋(Out-put)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더 입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가르침을 통해 한 번 더 생각하고 표현함으로써 지식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7. 글쓰기로 완성할 것
글쓰기는 체계적으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문장력, 표현력, 사고력,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능력도 향상한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발견할 수 있고, 객관화시킬 수 있다. 이 독서법의 최종단계이며 공부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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