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기독교가 직면한 12가지 질문 / Confronting Christianity
레베카 맥클러플린 지음 / 이여진 옮김 / 죠이북스
나는 꽤 오래전부터 개신교도로 살고 있다.
그전부터 이 사실을 딱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코로나사건 당시 보여줬던 기독교들의 놀라운 행보는 이 사실을 더욱 공개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장기간 나와 알고 지내던 사람들은 내가 종교가 있고, 그것이 개신교인 것까지는 알고 있다.
하지만 대개는 이 사실을 처음 접한 주변인들의 대다수는 놀란다.
흔히 이런 대화가 오간다.
(약속이나 미팅 일정을 조율해야하는 상황)
타 : "그럼 일요일은 어떠세요?"
나 : "아, 죄송한데 제가 일요일은 어렵습니다."
타 : "휴일인데 일정이 있으세요?"
나 : "교회를 가야해서요."
타 : "네?... 왜요???"
다른 사람이 보기엔 나는 교회는 커녕 종교의 존재자체에 회의적일 것 같다라나 뭐라나
그도 그럴 것이
평소 나의 언행에는 기독교에서 기본정신이라 말하는 박애주의는 먼지만큼도 안 보일뿐더러
현대사회의 기독교의 행태와 폐단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서슴없이 하기 때문일 것이다.
맞다.
개신교에 대한 나의 태도는 대단히 비판적이고, 반골기질이 다분하다.
그 때문인지 내가 믿는 종교에 대해 항상 속으로 여러 가지 문제제기를 해왔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문제를 제기만 할 뿐 커다란 탐구심을 가로막는 것은 언제나 게으름과 분주함이었다.
하지만 불만만 가득한, 삐뚤어진 인간상의 전형인 것이다.
그렇게 살던 중 우연한 경로로 꽤 그럴싸한 책을 발견하였다.
바로 오늘 소개할 책이며, 이 책의 제목은 '기독교가 직면한 12가지 질문'이다.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들은 기독교인들끼리 서로 물어가며 난상토론을 해봐야 할 것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말도 안되는 옛날 사고방식(그들은 전통이라 한다)을 고집하는 지금의 교회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간
당장 다음 주부터 이교도 취급을 받으며 쫓겨나기 쉬울 것이다.
어쩌면 더 얌전히 잠입한 신천지나 이단세력들이 더 나은 취급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어쨌든 이 책은 내가 가지고 있던 질문을 많이 배운 사람들은 어떻게 답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책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책이 던지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그리 탐탁지는 않다.
왜냐하면 저자 역시도 기독교인이다. 이 질문들은 비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인에게 던지는 질문들이다. 따라서 비기독교인의 시선에서 기술되어야 설득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토대로한 근거와 사유가 적절히 섞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기독교인의 시선에서 논리를 펼치기 때문에 믿음, 신앙심을 기반으로 한 답변들이 많다.
마지막으로는 질문자체의 범위와 범주에 비해 부분적인 이유와 근거로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아쉬웠다.
다만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답변이 아닌 질문 자체다.
기독교인이라면, 그리고 꽤 열심히 종교활동을 한다면 이런 질문을 받아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문제이지 않을까?
기독교가 직면한 12가지 질문 / Confronting Christianity
- 우리는 종교 없이도 잘 살지 않는가?
- 기독교는 다양성을 짓밟지 않는가?
- 진정한 믿음은 하나만 있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 종교는 도덕을 저해하지 않는가?
- 종교 때문에 폭력이 일어나지 않는가?
- 성경을 어떻게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 과학이 기독교의 오류를 증명하지 않았는가?
- 기독교는 여성을 비하하지 않는가?
- 기독교는 동성애를 혐오하지 않는가?
- 성경은 노예제를 옹호하지 않는가?
- 사랑이신 하나님이 어떻게 그토록 큰 고통을 허용하실 수 있는가?
- 사랑이신 하나님이 어떻게 사람들을 지옥에 보내실 수 있는가?
과연 몇 가지 질문에 스스로 만족스러운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까 자문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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