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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의 잡문집

이상한 나라의 회사생활 : Chapter 01.

by Botton.Salam 2020.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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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회사생활 : Chapter 01.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이번 '이상한 나라의 회사생활'시리즈는 제가 그동안 적잖은 회사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들과 회사를 운영하면서 생각해본 것들을 써볼 생각입니다. 여러 책을 참고하며 작성하였지만 주석은 마지막 시리즈에 한 번에 소개해볼까 합니다.

 

  다분히 주관적일수 있지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이상하다고 느꼈던 것들을 글로 정리하면서

 

  1. 좀 더 괜찮은 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단호한 결의를 되새기기 위한 것
  2. 만약 내가 이상해질 경우를 대비해 회심점(回心點)을 만들어 놓는 작업
  3. 그동안에 스스로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하면서 체계화시키기 위함
  4. 이상한 사람들과 그들이 대표로 자리잡고 있는 회사에게로의 분개

이라는 네가지 이유로 이 글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흔히 고용주들이 말하는 열정이란 보통 '내가 말하는 기준의 열정'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열정을 대체로 열거해보면 대략적인 공통점이 있는데 그 특징은 이런 것 같습니다.

 

  1. 뭐든 열심히 하고
  2. 긍정적이며
  3. 적극적이거나 의욕적이면서
  4. 큰소리로 Yes를 외침

  이제 막 회사에 지원하는 사람이 '그런 척'은 할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 일리가 없죠. 왜냐하면 아직 일을 안 해봐서 모르는 부분이거든요. 그런데도 고용주들은 이런 이상한 파이팅을 원합니다.

  면접 때 확인하는 것들은 사실상 아무 의미 없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당연하게도 업무적 성향은 일하면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면접은 기본적으로 '당황하지 않으면서 말을 잘하는 기술'을 체크하는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업무를 해봐야 알 수 있는 내용을 면접 때 물어보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낭비라는 의견입니다.

 

 

[그림01] 그룹 동방신기의 열정만수르 유노윤호 : 감염성 열정 주의

 

 

  회사에서는 면접을 볼 때 어떤 사람을 뽑을 것인지 내부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채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면접 보는 사람 따로, 같이 일하는 사람 따로, 경영하는 사람 따로라면 서로 필요로 하는 열정이 다르기 때문에 정말 피곤할 겁니다. 보통은 큰 기업들이 주로 이런 실수들을 많이 하는데요.

  하지만 작은 회사에서는 충분히 그것들을 조율할 수 있습니다. 맹목적으로 잘 나가는 회사의 특정 부분을 이식하려는 무리한 시도보다는 자신의 기업에 맞는 방식의 채용방법을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림02] 타짜 '곽철용' : 소신이 필요하다지만 쓸데없는건 강요하지 말자

 

 

  한편으로 고용주들은 위에서 말한 '뭐든 열심히 하고, 긍정적이며, 적극적이거나 의욕적이면서 큰소리로 Yes를 외쳐'대는, 흔히 '겉으로 보이는 열정(저는 이렇게 지칭하고 싶습니다만)'이 지니고 있는 내재된 위험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열정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위험성은 그들이 말하는 열정 에너지의 기본값이 이미 '최고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식 투자를 할 때, 수 없이 많은 기라성 같은 일류 투자자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하는 말 중 하나를 기억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모두가 시장에 낙관적일 때,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하는 말입니다.

  시장이 과열되어 최고점이 되었을 때는 투자에 신중하듯이, 사람도 과열되어 에너지가 최고점일 때, 또는 그래 보이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와 같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그들은 종종 강철도 씹어먹을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기백을 보여주기도 하죠. 흔히 회사에서 말하는 '열정적인 신입'을 뽑았다면 그들의 기본값은 '+'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 '-'로 향할 일만 남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최고점/최고가에 주식을 산 것과 마찬가지 개념으로 해석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림03] 내가 산 주식이 떨어지는 이유는 내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채용과정을 주식시장에 비교할게 아니라 경매시장에 비교하는 것이 옳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겠죠. 경매는 낙찰받으면 가치가 올라가는 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가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깊이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것을 지니고 있어야 대입이 성립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피상적이고 표면적인 이상한 열정에 주목하는 고용주가 그런 훌륭한 옥석을 찾아낼 안목은 굉장히 높은 확률로 없을 거라고 나름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용시장에서 그들이 말하는 열정은 끊임없는 연료가 필요합니다. 급여나 역량강화, 시간, 심리적 안정 등과 같은 구체적인 것으로 꾸준히 채워줄 준비가 되었다면 채용해도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정도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 왜 굳이 당신의 회사에 지원하려고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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