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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의 영화담론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Portrait de la jeune fille en feu / Portrait of a Lady on Fire (20

by Botton.Salam 2020. 11. 20.

마음속에 새겨지는 사랑이 진짜 사랑일지도 몰라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Portrait de la jeune fille en feu / Portrait of a Lady on Fire (2019)

 

 

 

보통사람의 영화 리뷰 후기 줄거리 결말 해석

 

 

[사진 01]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Portrait of a Lady on Fire (2019) 한국어판 포스터

 

 

 

[사진 02]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Portrait of a Lady on Fire (2019) 프랑스어판 포스터

 

 

 

[사진 03]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Portrait of a Lady on Fire (2019) 영어판 포스터 / 회화적 느낌

 

 

[사진 04]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Portrait of a Lady on Fire (2019) 영어판 포스터

 

 

  • 감독 : 셀린 시아마
  • 러닝 : 121분
  • 배우 : 아델 에넬(엘로이즈), 노에미 메를랑(마리안느), 루아나 바야미(소피)

 

*작성된 글은 개봉일 당시 작성한 글을 일부 수정하였으므로  내용상의 시차가 있을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확인한 내용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과 함께 황금종려상의 후보에 올랐던 작품이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지금도 계속되는 각종 영화제에서 다양한 수상을 올리고 있다는 것


  하지만 사전에는 그런 사실을 알지도 못했을뿐더러 그것과 상관없이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우연히 본 짧은 예고편에서 조차 압도적인 영상의 아름다움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과연 실제로 그러했다. 두시 간 남짓한 러닝 내내 유려한 프레임과 탁월한 미장센은 스크린을 한가득 메웠다. 마치 회화 갤러리를 온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아름답고 세세한 연출력은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과거 이름 모를 쓸쓸한 시대의 명화를 옮겨놓은 듯 화려하고 장황하다.

 

 

[사진 05] 어떤 장면을 떼어다 걸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이 영화는 마리안느와 엘로이즈라는 두 여성 - 엄밀히 말하면 세명의 여성, 여종인 소피까지 포함하여 - 의 삶을 통하여 과거 수세기 동안 받아온 차별과 억압, 그리고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유려하게 담아내는 데 성공하였다.

 

  각기 다른 이유로 한 공간에 머물게 된 세명의 여성이 있다.

엘로이즈는 집의 주인으로 정략결혼 일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로, 마리안느는 그때 사용할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소피는 엘로이즈의 집의 시종으로 한 공간 안에 있다.

 

  한 공간 안에 있지만 그들이 하는 일과 이유, 활동하는 시간대가 전부 다르지만 주인이 자리를 비우면서 이들의 유대는 공평해진다. 같은 테이블에서 먹고 마시며, 함께 놀이를 하게 되고, 문제에 대한 고민을 자주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사진 06] 서로의 관계가 시간, 장소, 위치를 통해 자유와 평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 07] 같은 시간대에 같은 목적으로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이동한다

 


연출자는 이 영화에서 마리안느와 엘로이즈의 관계의 진전을 프레임에 담는 방법으로 설명해준다.


  처음 둘의 만남에서는 뒷모습, 옆모습만을 겨우 보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마주 보는 모습, 함께 앉아 있는 모습으로 점점 더 좁은 프레임 안에 둘의 모습을 담아낸다.
  마지막에는 둘 사이에 한 겹의 옷 마저 사라져 버린 모습을 프레임에 담아 둘의 관계가 얼마나 강하게 밀착되었는지를 표현하는 듯하다.

 

[사진 08] 엘로이즈와 마리안느의 관계는 서로의 거리로 표현된다

 

 

 

[사진 09]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Portrait of a Lady on Fire

 

 

 

[사진 10]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Portrait of a Lady on Fire

 

 

 

[사진 11]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Portrait of a Lady on Fire

 


  이 영화는 인간의 삶의 방향성이 그리 다양하지 못한 18세기를 배경으로 한다. 때문에 소재와 내러티브를 비롯한 여러 측면에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유사한 맥락을 느낄 수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종반부로 치닿을수록 모종의 영화적인 반전과 같은 기대감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은 어떠한 반전도 없는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각 캐릭터들 간의 강렬한 감정선이 더욱 진하게 표현된 듯 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마리안느와 엘로이즈의 결별 후 서로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상대방의 기억을 떠올리며 관객으로 하여금 아련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방법은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에게 아름다운 기억을 선물하는 방법으로 둘은 헤어지지만 뭔가를 이루어야만이 결론을 맺은 현대의 사랑과 같은 진부함이 없이 수수하게 서로의 기억 속에 그들만의 메시지를 남겨놓는다.

 

 

  • 한줄평 : 우아하게 펼쳐진 회화적 투고
  • 8.9 / 10
  • 문의 : botton.sala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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