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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의 영화담론

영화 프로페서 앤 매드맨 / 교수와 광인 /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배우 리뷰 줄거리 후기 해석 결말 내

by Botton.Salam 2021.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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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당연함을 빚어낸 사람들'의 이야기

영화 프로페서 앤 매드맨 /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보통사람의 영화 리뷰

 

 

 

[사진 01]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한국어 포스터

[사진 02]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영어 포스터
[사진 03]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스페인어 포스터

 

  • 감독 : P.B. 셰므란(P.B. Shemran)
  • 러닝 : 124m
  • 배우 : 멜 깁슨(Mel Gibson), 숀 펜(Sean Penn), 나탈리 도머(Natalie Dormer), 스티브 쿠건(Steve Coogan), 에디 마산(Eddie Marsan), 제니퍼 엘(Jennifer Ehle) 外

 

아마 우리는 살면서 물건이나 서건에 대해 수도 없이 많은 종류의 의문을 가질 테지만 점차 성장해가면서 질문, 특히 기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지는 횟수는 점차 줄어드는 듯하다(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다). 그중에서도 '사전(Dictionary)'이라는 책의 기원에 대한 의문을 가져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종류의 의문은 마치 '인간의 손가락은 왜 좌우에 다섯 개씩 있는가', 또는 '하루는 왜 24시간인가'와 같은 질
문과 유사한 맥락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주 근본적이고 원초적이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심도있게 생각해보진 않았던, 그런 종류 말이다. 마치 질문이 폭주하는 4살짜리 어린아이의 마구잡이식 대화에서나 한 번씩 들어볼 법한 질문이지 않을까

이 영화의 핵심소재는 바로 그 '사전'이다. 모든 사람이 언어를 자유롭게 누릴 수 있도록 초석을 만들어준 사전이란 도구(어찌 보면 유산이기도 하다)를 만들어내는, 대다수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리고 있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현시점에서 되돌아보는 '당연함을 빚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진 04]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Murray의 작업실 / 현실고증이 돋보인다

 

사전 편찬이란, 얼핏 작업의 과정만 보더라도 어마어마한 대작업이 될게 뻔했다.

만약 지금 당장에라도 검색이라는 기능 없이 이 과정을 수행한다는 것은 다수의 전문가가 수년간의 정신노동으로 집
대성해야 겨우 형태를 갖출 수 있는 작업이지 않을까

검색이라는 기능이 가능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마치 이진법으로 구성된 최초의 온라인 세계의 초석을 구축하는 코드 제작과 같다는 느낌이다. 그걸 수기로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면...

 

이는 말 그대로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지극히 평범한 누군가에겐 말이다.
수년 동안 한 가지 일을 머리와 눈, 손가락 끝만을 사용하는 일은 듣기만 해도 굉장히 고역과 같은 일이며 이는 필시 누군가에게는 형벌과도 같은 일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만일 시도한다고 해도 강력하고 특별한 내적 동기부여가 없다면 소위 말하는 '현타'가 빠르게 올 것이 확실하다.

[사진 05]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강력한 내적동기로 작업을 착수하는 Murray와 Freddie

그러나 이 작업에 대한 특별하고 숭고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묵묵히 해 나아가는 직업정신, 불가능이 가능으로 변해가는 과정과 그 과정에 추진을 붙이는 순간까지 함께한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내적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또는 그런 과정에서 맛보는 쾌락을 즐기는 Murray와 같은 사람에게는 탐욕스러운 작업인 듯하다.

 

하지만 이 영화 내에서 묘사되는 몇몇의 대화들로 미루어 짐작해보건대 사전이란 책은 이 시대까지는 영국을 비롯한 주변 다수국에서의 편찬 시도는 있었으나 불완전했던 것 같다.

[사진 05]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거대한 교차점이 유대를 짙게 만든다

이 영화의 큰 테두리는 분명 아름답고 감동적인 것들로 채워져 있다.

흥미로운 작업으로 만난 두 명의 괴짜의 아름다운 만남의 모습과 작업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보이는 흥미진진함도 있다.

하지만 좀 더 세부적인 것들로 들어가 보면 적지 않은 아쉬움들이 많이 있다.
잘은 몰라도 아마 현지에서도 제작과정 중에 여러 가지 논란들이 있었던 것 같다. 보통 이러한 과정들을 겪으면 영화가 기획과는 전혀 다른, 괴랄스럽고 산만해지기 쉬운데 이 영화의 면면에서 그러한 모습들이 스치듯 보이는 것은 기분탓일런지

[사진 06]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처음과 나중의 모습의 갭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1. 좀 더 괴짜스러운 천재 교수를 충분하게 어필했다면

 

강력한 캐릭터성을 부각하면 '이 캐릭터는 곧 중요할 때 이런 역할을 해주겠구나'라는 기대감이 있다. Murray는 그런 묘사에서 굉장히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 초반에 옥스퍼드 교수들에게 그는 스스로 수십 가지의 언어에 대한 능통함을 어필한다. 그리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사전 편찬 작업을 총괄하는 담당자로 발탁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러한 괴짜스러움은 면모는 찾아보고 힘들다.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점점 드라마틱한 천재성의 강렬함보다는 목적의식이 분명한 가정적인 워커홀릭 정도로만 묘사된다. 다양한 언어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괴짜 교수라기보다는 강한 목적의식이 분명한 평범한 교수 정도의 모습에서 정체되어 단순하게 그려진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사진 07]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모든 사람은 어느 정도 어느  영역에는 미쳐있다는 대사가 수긍된다


2. 광인과 천재, 그 경계에서

Minor는 굉장히 다양하고 굴곡진 인생을 가진 거대한 캐릭터로 묘사된다.
이 한 명의 삶을 조명하는 데만 해도 영화가 한편이 나올 법한 인물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영화는 '사전 편찬'이라는
큰 주제의 맥락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사건들이 있었으며 어떤 인물들의 개입이 영향을 줬는지를 다루고 있다.

 

그가 영화 내에서 광인으로 분류된 원인은 어느 정도 적절하게 표현된 듯 하지만 이것이 아쉬운 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수감과정까지는 적당한 묘사가 있었지만 그에 비해 병원에서 우연히 옥스퍼드 사전 편찬을 향한 강한 동기를 얻게 되는 것과 방대한 작업을 해낼 수 있는 특출한 능력의 출처가 너무 모호하게 그려지는 듯하다. 그가 있음으로 영화의 색채를 강하게 만들어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전체의 맥락을 잡고 이끄는 Murray보다 더욱 강렬한 캐릭터로 묘사되나 점차 힘을 잃고 소모적인 도구형 캐릭터로 마무리되는 것엔 꽤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진행될수록 서둘러 마무리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어찌 보면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는 듯해 보이기도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편집했다는 인상을 더 강하게 받았다는 것 또한 적잖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진 08]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Eliza를 통해 회복되는 모습 이후가 많이 편집된 느낌이다
[사진 09]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캐릭터들이 겪는 다양한 감정선을 지나치게 넣었지만 전부 짧다


다만 숀 펜의 연기는 그의 커리어중에 손에 꼽을만한 연기를 남겼다는 생각이다.
칼리토(1993), 아이엠 샘(2001), 미스틱 리버(2003) 등과 같은 연기들과 더불어 높은 수준의 고증을 통한 훌륭한 연기를 볼 수 있는 역할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다.
다른 멋진 배우들도 많았지만 그의 팬이라면, 또는 그의 팬이 아니라도 그의 연기가 가장 눈부셔 보일 것이다.

[사진 10]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사진 11]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사진 12]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위 세 사진이 한 영화에서 한 배우가 촬영한 것이라니

 

[사진 13] 프로페서 앤 매드맨 The Professor and the Madman (2019) : 깊이있는 현실고증이 반영된 것을 증명하는 듯 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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